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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에서 남보라와 크리스 존슨, 박지훈 변호사가 '반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SBS스페셜'
15일 오후 11시 5분 방송된 시사교양 프로그램 'SBS 스페셜-너에게 들려줄게 2부'에서는 배우 남보라와 박지훈 변호사, 크리스 존슨이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주변인들과 나누게 됐다. 오늘의 첫 역사적 이야기의 시작은 이러하다. 어느날, 강원도 양구에 한국군과 미군이 모여 있었다. 비무장 지대에서 이들이 숨죽여 지켜본 '역사적 순간'. 크리스 존슨은 "휴전선, 북한, 남한, 땅굴.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 알거야"라고 말했다.
바로, 1990년 3월 3일 제4땅굴이 발견된 것이었다. 땅굴이란 북한이 기습작전을 수행할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남보라는 매니저에 "지뢰가 있을 수도 있고, 북한 군인들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단 말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크리스 존슨은 "헌트 소위 알아?"라고 물었고 남보라는 "지뢰가 있는지 살펴보는 과정 중에 지뢰를 발견하고 자기 몸을 던지고 지뢰를 가렸어"라고 헌트 소위의 희생을 설명했다.
헌트 소위가 다 흡수해서 당시 뒤에 사람들이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전했고, 남보라는 미국 사람이냐고 묻는 매니저에 크리스 존슨은 "독일 개였다"고 설명했다. 독일 셰퍼드가 바로 헌트 소위였던 것. 공로를 인정받아 사망 후 소위로 진급하게 된 것이었다.
헌트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 담긴 사진을 다함께 보게 됐고, 박지훈 변호사는 동료 변호사에 "죽어서도 북쪽을 바라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는 거야"라고 얘기했다. 크리스 존슨과 남보라는 각각 오늘의 '너'인 아내와 매니저에 "원래 제 1땅굴은 되게 좁았어"라고 말했고, 크리스 존슨의 처제는 "곡괭이로 다 팠다고 들었어"라고 말했다.
제1땅굴은 소수의 간첩을 위한 통로였다고 크리스 존슨이 전했다. 크리스 존슨의 처제 박유란은 "현빈이 그렇게 왔어. 북에서"라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속 내용을 언급했다. 역대 땅굴 가운데 가장 가까웠던 땅굴은 제 3땅굴이었다고 전해진다. 박지훈 변호사는 5.16광장을 아느냐고 동료 변호사에 물었다.
남보라는 매니저에 당시 5.16 광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북괴남침 땅굴규탄 서울시민 궐기대회'라고 쓰인 문구를 펄럭이며 궐기대회를 연 서울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설명을 보태주었다. 1978년 10월 31일 열렸다는 이 대회에서는 촛불시위 떄보다도 훨씬 많은 인원이 모였다고 한다.
남보라는 "내가 그 당시 사람이었어도 여기 참여했지"라고 말했고 매니저는 "누나가 불 지폈을 것 같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크리스 존슨은 "70-80년대 하면 누구나 아는 캐릭터 있잖아"라고 말하며 '영구'를 언급했다. 지금 대세 캐릭터인 '펭수'만큼 유명했다고 크리스 존슨은 설명했다.
이어 박지훈 변호사는 '똘이장군' 만화 오프닝을 부르며 신난 듯 목소리를 높이며 똘이장군 포스터를 보여주었다. 세대 차이를 느끼는 변호사는 어리둥절해했고, 박지훈 변호사는 "내 또래는 다 봤을거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보라는 옛날 만화 영상들이 가득 모여 있는 장소를 찾아가 '똘이장군'을 관람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가서는 '그랑죠'나 '웨딩피치', '천사소녀 네티'를 찾는 남보라. 남보라는 눈치를 보며 "똘이장군 안봐도 되는 거죠?"라고 물었다가 눈물을 머금고 다른 만화 영화들을 내보냈다. 이어 똘이장군을 보기 위해 비디오 테이프를 재생시킨 남보라. 변호사실에서도 마찬가지로 똘이장군이 재생되고 있었다.
크리스 존슨과 아내, 처제도 '똘이장군'을 함께 관람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야, 철학적이지 않냐"라고 말했고 똘이장군의 레트로한 색감과 그림체, 글씨체가 화면 가득 펼쳐졌다. 남보라는 "그것이 알고싶다보다 더 무서운 것 같아"라고 하며 처음 듣는 똘이장군 속 노래를 잘 따라불렀다.
'똘이장군'에서 나오는 붉은 여우 캐릭터는 '붉은 공화국'을 상징한다고 박지훈 변호사는 소개했다. 만화 속에서는 붉은 여우, 늑대들이 '이런 반동적인 언사를 하다니'라며 할머니와 민간인들을 때리는 장면이 나왔다. 크리스 존슨은 "이거 애들 봐도 되는 거야?"라고 물었고 아내 세린은 아이들을 데리고 철수했다.
남보라는 만화 속에서 다들 굶고 있지만 자기만 먹고 있는 탐욕스러운 캐릭터를 보고 "자기만 먹어"라며 입을 내밀었다. 크리스 존슨은 "다 '붉은'이 붙어"라고 말했고 아내 세린은 "붉은 수령이라고 저기서 하는 구나"라고 얘기했다. '땅굴을 파며 죽어가는'이란 가사를 담은 노래가 흘러나왔고, 그곳에서 가난하고 탄압받는 이들이 '이 빨갱이들아'라고 분노하는 장면이 나왔다.
옛날 만화지만 잔인하다 못해 눈물이 나는 영상에 크리스 존슨과 아내 세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애들이 보는 거 아냐, 이거"라고 입을 모았다. 처제 박유란은 "정부에서 이런 반응을 원하고 이걸 만든거야"라고 말했고 크리스 존슨은 "그러니까, 보는데 이입돼서 화나"라고 말했다.
마지막 엔딩으로는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남보라는 "이 마지막 장면 보면 없던 애국심도 생겨난다?"라고 말했고 박지훈 변호사는 "난 옛날에 김일성이 진짜 돼지인 줄알았어"라고 말하며 "빨간색이 무서웠었어"라고 얘기했다. 크리스 존슨의 아내 세린은 "이 만화만 보면 북한 사람들은 정말 끔찍한 사람들이고 다 없어져야 되는 사람들인 것처럼 표현을 해놨어"라고 말했고 "주체사상을 계속 주입을 시키니까 세뇌당하는 거잖아. 우리나라도 똑같은 식이었네"라고 말했다.
크리스 존슨은 "남한도 비슷하게 한 줄 처음 알았어"라고 얘기했다. 이 '똘이장군'은 대표적인 반공 영화로서 어린이들에게 전체관람가로도 보게 만든 작품이었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때가 냉전시대였거든"하고 설명했고 크리스 존슨과 남보라도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열혈 강의'에 들어갔다.
1945년 미국의 히로시마 원자 폭탄 투하에 이어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동유럽 국가를 소련이 차례로 공산화시키기 시작했다. 중국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했다. 똑같은 해에 소련이 핵실험을 했다. 원자폭탄 실험에 성공한 소련에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대결이 시작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국가,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국가의 대결이었다. 남보라는 "자기들 라인을 만들려고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 경쟁을 했었지"라고 말했다.
"우리 남한은 미국 자본주의였고 북한은 소련 사회주의였거든.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이 된 거야, 우리가"라고 남보라는 덧붙였다. 크리스 존슨은 아폴로11호를 언급하며 "나중에 우주에서 경쟁을 한거야. 전 세계에 미국이 이기고 다 생중계 시킨거야. 아폴로 11호 발사하고"라고 얘기했다.
크리스 존슨은 닐 암스트롱이 했던 인류애가 드러나는 말을 전했다. "우리 미국사람이 볼 때 너무 멋있단 말이야"라고 크리스는 말하며 유명한 말을 영어로 직접 해보였다. 크리스는 성조기를 꽂았을 때 미국 '부심'이 폭발했다고 얘기했고, 아내 세린과 처제 유란은 "우린 미국 사람이 아니라 공감이 안가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데 소련이 인공위성을 제일 먼저 쏘아올리게 된다. '스푸트니크 1호'가 바로 그것이다. 미국보다 한참 앞선 1957년, 소련이 인류 최초로 우주에 진출한다. '스푸트니크'는 '동반자'라는 뜻이라고 남보라는 설명했다. 이어 두번째 '스푸트니크' 호를 쏘아올리는데 이번에는 거기에 살아있는 생명체를 넣어서 우주로 올리게 된다. 우주로 간 강아지의 이름은 바로 '라이카'다.
하지만 당시 재진입 기술이 없었고, 라이카는 우주에서 죽게 된다. 이에 세린과 유란은 발끈하며 "아니 개는 생명 아니야?"라면서 안타까워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가장 충격적인 사건을 언급했고, 이는 1961년 '유리 가가린'이 우주 비행에 성공한 사건이었다. 108분 동안 우주비행을 하고 지구에 돌아온 최초의 사람이 유리 가가린이다.
미국은 스푸트니크 쇼크에 빠졌다.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고,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우린 10년 안에 달에 가기로 했습니다"라고 발표한다. "그 일이 결코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 후 미국은 1969년 달에 발자국을 찍는다. 현재 가치로 200조 이상을 쏟아부었다는 일이었다. 그때 나사를 세우게 됐고 우주사업에 자존심 때문에 엄청난 돈을 쏟았다고 한다.
소련의 자극이 없었더라면 과연 미국이 달에 갔었을지, 박지훈 변호사는 의문을 제기했다. 냉전이 과학 기술의 퇴비가 되기도 했지만 한반도의 냉전은 전혀 달랐다. 해방의 기쁨도 잠시, 소련과 미국의 군정으로 남북은 분단되고 말았다. 냉전체제 이후 최대의 6.25 전쟁, 당시 엄청난 사상자를 낸 전쟁이었다. 그 후유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안보는 남한의 당시 최대 화두였다.
박정희 정권이 시작되고 나서 '국시'는 반공이 되었다. 박지훈 변호사는 "반공을 가장 중요한 우리나라 이념으로 선포한 거야. 조금이라도 문제되면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해서 구속시키고, '공산주의다, 간첩이다' 이러는 거야"라고 말했다. 크고 작은 반공궐기대회로 뒤덮였던 남한이었다.
웅변 대회도 한창 인기일 때였는데,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은 죽는 게 아니라 영원히 사는 것이며' 등의 문구가 많았다. 남보라는 이를 일컬어 "쇼미더 반공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멸공 대열에 총집결하자'와 같은 문구를 소리지르는 어린아이에 박지훈 변호사의 동료와 남보라의 매니저는 모두 충격을 받은 듯 당황했다.
크리스가 답을 찾으러 향한 곳은 역시나 종암동이었다. 지인이 있는 미용실로 향한 크리스는 "형도 반공교육 받았어요?"라고 물었다. "교련이라는 과목이 있잖아, 교련. 우린 옛날에 기본적으로 다 받았지"라고 지인은 얘기했다. 크리스는 "남자들은 모형으로 된 총을 갖고 갔대"라고 말했고 유란은 "교련 훈련을 남자 여자 다 받았어"라고 설명했다.
남보라는 M16를 조립하는 훈련도 당시 했었다고 설명했고, 이에 매니저는 놀라워했다. 이어 남보라는 어머니에게 당시 어떤 훈련들을 했었는지 물었다. "받들어, 총! 이런 것도 하고. 운동장 돌면서 쫙, 군대 군인들이 하는 거 그런거 했어"라고 남보라의 어머니는 말했고 심지어 시험을 봤었다 얘기해 남보라를 놀라게 했다. 또한 학생들이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무서웠던 학교 분위기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엄마 세대엔 당연했다는 군사 교육. 좀 더 호기심이 생긴 남보라는 교련 붕대 감기를 실제로 해보았다. 교련 교과서를 펼쳐놓고 붕대를 감아보던 남보라는 쉽게 되지 않는 붕대 감기에 고전했다. 교련 책을 읽으며 남보라는 생각에 잠겨있다 아버지에 전화를 걸어 교련수업에 대해 물었다. 아버지는 '반공'이란 걸 배웠었다며 설명했다. 남보라의 아버지는 그때는 반문을 전혀 못했다며, 반문하면 공산주의자가 되는 현실이었다 설명했다.
이에 남보라의 생각은 '다양성의 존중'까지 가닿았다. "내 생각이 무조건 옳다, 이런 극단적인 건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고 남보라는 얘기했다. 그 시대에는 '현 정부에 불평 불만을 하면 안된다'는 조항 같은 것이 있었다. 직업이 불규칙하거나 수입이 일정치 않은 사람도 신고 범위에 들어갔다고 크리스는 전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이런 거 자체도 반공의 일종이었다는 생각이 들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반공 포스터'를 크리스가 아내와 처제에게 보여주었다. 칼로 북한군을 찌르는 모습을 피와 함께 적나라하게 그린 포스터에 박지훈 변호사는 "지금 이런 걸 애들한테 그리게 한다면 사이코패스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거거든"하고 말했다. 남보라는 자기가 그때의 시대를 살았다면 어땠을까에 대해 고찰해보기도 했다. 세 사람은 '다양성'에 관해 숙고해보며 "국가적 세뇌란 절대 있어선 안될 일"이라는 것에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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